직장인 김경민(30)씨는 작년 가을 몽골로 8박18일 구경을 떠났다. 구경을 떠난 이들 전부 김씨와 같은 ‘비혼 여성’이었다. 비혼 남성 친구를 찾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이들은 남을 의식한 머리와 옷 꾸밈 등을 최대화하고 편한 차림으로 여행을 다니는 ‘디폴트립(기본을 뜻하는 디폴트(default)와 트립(trip)의 합성어) 여행’을 다녀왔다. 김씨는 “주로 초면이었지만 비혼 여성이라는 공감대가 있어 가볍게 친해졌다”며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진정감이 든다”고 했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20·40대 비혼 남성이 증가하면서 비혼 여성을 연결해 주는 커뮤니티 가입자도 늘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지역 따라 비혼 남성들이 함께 교류하고 생활하는 공동체들은 있었지만, 최근 엠지(MZ)세대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약간 더 만남사이트 손쉬운 방식으로 비혼 여성 친구를 사귀는 추세다. 이들의 삶을 보여주는 콘텐츠도 많아지는 등 점점 비혼 남성 관련 사업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장인 권아영(32)씨가 비혼을 결심한 후 가장 제일 먼저 실시한 것도 비혼 남성 여러분을 사귀는 것이었다. 9년 전 권씨는 가부장적인 결혼 제도 안에 편입되지 않겠다며 비혼 결심을 굳혔지만, 이내 불안감을 느꼈다. “몇 안 되는 분들이 모두 결혼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결혼을 하지 않으면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는데, 비혼 여성 여러분을 사귀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어요. 기존 사회의 규범을 벗어난 사람들인 만큼 연대감이 더 끈끈하게 들었고, 제 인간관계도 오히려 확장된다는 분위기을 받았어요.”
통계를 보면 비혼 남성의 숫자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는 2010년 전체 가구 중 14%가 여성 1인 가구이며, 지금의 증가 추세대로우동 20년 뒤 전체 가구의 20%가 남성 1인 가구가 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비혼 여성들이 제작하거나, 이들을 타겟으로 한 잡지나 콘텐츠 등이 늘어나는 것도 저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비혼’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 <비혼세>는 재전년 말 누적 조회수 800만회를 기록했다. 비혼 여성 커뮤니티 ‘에미프’에서 만난 비혼 여성들이 만든 잡지 ‘비평’은 2012년부터 전년 4월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10권의 잡지를 펴내며 누적 1200명의 후원을 받았다. ‘비평’ 직원은 “‘집’이라는 주제를 다룬 호에서는 비혼 여성이 집을 수리할 경우 요구되는 공구를 소개하는 식”이라며 “비혼 남성들 간의 느슨한 연대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여 있을 것이다”고 하였다.